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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산업 ‘휘청’…현대차 영업익 22% 감소, 포스코 반토막

생산 차질에 수요 급감까지 겹쳐 자동차·철강 등 실적 전망 줄하향 삼성 등 전자업계는 선방 예상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영향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속에 자동차와 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 산업의 1분기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공장 가동 중지 등 생산 차질에 수요 급감까지 겹쳐 기업별 올해 목표와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증권사들은 국내 완성차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실적 전망값을 줄줄이 내려잡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지난 1월23일 현대차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4조8800억원, 1조12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지난 11일 이를 대폭 수정했다. 특히 영업이익 전망값은 8700억원으로 종전 전망값 대비 20% 남짓 낮춰잡았다.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값도 종전 전망(5400억원)의 절반을 밑도는 2500억원으로 내렸다. 이 증권사의 이재일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국내 공장 가동 차질과 내수 수요 감소로 1분기 국내 공장 생산이 전년 대비 11.8% 감소한 36만3000대에 그쳤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견줘) 49%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달 들어 생산량이 회복 중인 중국 현지 공장 상황을 염두에 두더라도 지난해 1분기에 견줘 생산량은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 사태 초반부터 중국산 부품 조달 차질로 국내 공장이 문을 닫아야 했으며 다시 문을 열었을 땐 국내 사업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기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 등 큰 시장으로 퍼지면서 국외 판매에도 비상이 걸렸으며 유가 급락으로 러시아와 중동 등에서도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철강 업계 사정도 비슷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코로나19로 멀어진 ‘철강의 봄’”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어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매출액 15조6800억원, 영업이익 1조1400억원(2월3일 발표)에서 각각 15조3800억원에 5800억원으로 낮췄다. 영업이익 전망이 불과 한달도 되지 않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라 철강제품 중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강판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전하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생산 차질로 철강제품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은 10%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확산돼 중장기 판매량에까지 타격을 입게 됐다”고 밝혔다. 정유 업계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유 판매가 뚝 떨어진데다 국제 유가의 폭락까지 겹치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 전자 업계는 우려가 덜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을 56조9200억원으로 전망하며, 지난 1월31일 전망(52조3900억원)보다 올려 잡았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조4600억원에서 6조4300억원으로 조금만 낮춰 잡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동이 중단된 사례가 없고 외려 전자상거래 확대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스마트폰 수요 감소를 반도체 부문이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 ‘바닥’을 찍은 뒤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컸던 반도체 업황은 코로나19 탓에 본격적인 반등 시점은 다소 늦춰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기 이상의 위기, 한국판 돈풀기 서둘러라”

전직 경제수장 10인의 긴급 제언

올 한국경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높아 양적완화·금리인하 카드 동시에 꺼내야 미국과 통화스와프 맺어 외환위기 대비 지역화폐 등 재난기본소득 적극 검토를

전직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청와대 정책실장·경제수석, 금융위원장 등 10명의 경제 수장은 15일 “코로나19 사태가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성격이 다른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재정·통화 당국이 정책 공조를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국판 양적완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외환 유동성 위기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미국 등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서로 다른 통화를 약정된 환율에 따라 교환하는 외환거래)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명의 전직 경제 수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경제 위기가 올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이런 내용의 해법을 제시했다. 인터뷰에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전윤철·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박승·이성태 전 한은 총재,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 전광우·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현정택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여했다. 박승 전 총재는 “세계 경기가 하강하고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저성장에 진입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충격이 덮친 ‘3중 복합 침체’”라면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2008년(0.8%)을 뛰어넘어 석유 파동이 터진 1980년(-1.7%)이나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덕수 전 총리는 “재정 당국이 나서서 경기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도록 총력 지원을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통화 당국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판) 양적완화를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와 금리 인하라는 카드를 동시에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이 금융위기 때처럼 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입해 시중에 돈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대해선 찬성 목소리가 더 많았다. 김진표 전 부총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는 필연적으로 소비 침체를 초래한다. 재정 지출을 통해 소비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며 “오는 5월 안에 써야 하는 지역화폐 등을 지급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병완 전 장관은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2008년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가 2010년 종료했다. 현재 중국, 캐나다, 호주와 통화스와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웅 떠난 ‘타다’ 짊어진 박재욱, 충격 딛고 新산업으로 갈아 타나

비정규직 권고 사직 등 인력감축 돌입

이재웅(왼쪽) 전 쏘카 대표·박재욱(오른쪽) 쏘카 신임 대표

11인승 차량 제공 서비스인 타다가 이른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사업 구조조정을 겪으며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타다의 모기업인 쏘카의 새로운 수장이 된 박재욱 신임 대표는 충격을 딛고 회사를 정상 궤도로 올려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타다는 주력 사업이었던 ‘타다 베이직’ 서비스의 중단을 앞두고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타다가 운영 중인 차량 1500여대 중에서 1400여대를 차지하는 타다 베이직은 타다금지법의 통과로 불법으로 전락하면서 오는 4월 11일 서비스가 끝난다. 타다는 우선적으로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타다금지법이 통과된 이후 첫 출근을 앞둔 신입 사원들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했으며, 파견 형태로 간접 고용 중이었던 일부 비정규직 사무직원들에게도 권고사직을 요구했다. 타다 운전기사에 대해선 협력업체를 통해 단계적으로 감차를 통보했다. 타다 운전기사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는 “해고의 화신”이라고 타다 측을 비판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도 했다. 타다 베이직 대신에 현재 90여대 규모로 운영 중인 ‘타다 프리미엄’을 키워 보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렌터카 기반이던 타다 베이직과 달리 타다 프리미엄은 택시 면허를 보유한 기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운영하는 고급 택시 서비스인데 택시 기사들의 신규 유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타다 베이직의 운영을 놓고 양측이 ‘불법 택시’ 논쟁을 벌이며 감정의 골이 깊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신규 가입하는 택시기사나 법인이 타다 프리미엄에서 사용하는 K7 차량을 새로 구매할 때마다 1대당 500만원씩 지원금을 받았는데 이마저도 자금난을 이유로 최근에 폐지됐다. 타다를 지탱하던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자리에서 내려온 것도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1995년 포털사이트 ‘다음’을 만들었던 ‘국내 벤처 1세대’ 이 전 대표는 2007년 9월 다음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10여년간 은둔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2018년 4월 쏘카 대표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으나 또다시 2년 만에 “어찌되든 졌다”고 선언한 뒤 퇴진했다. 이 전 대표로부터 자리를 이어받으며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던 박 대표는 타다 베이직의 사업 정리를 매끄럽게 마무리 지은 뒤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빠르게 발굴하는 것이 당면 과제로 남았다.

대기업 채용 줄줄이 연기…속타는 취준생들

기업들,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신입 채용 연기 10대그룹 중 신입 채용 시작한 곳은 포스코와 롯데그룹 2곳 뿐 경영 악화로 채용 규모도 축소 전망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대다수 기업들이 면접 등 채용일정을 연기는 가운데 3일 서울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이 텅 비어있다. 2020.03.03.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019년 4월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단국대학교 사범대학교 부속고등학교에서 열린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에 응시한 취업준비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인 GSAT는 전국 5대 도시(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와 미국 2개 도시(뉴어크, 로스엔젤레스)에서 실시되었다. 2019.04.14. photo@newsis.com

김혜경 이창환 기자 = “작년 이맘때엔 원서를 30군데 넘게 넣었는데, 지금 뜬 대기업 채용공고는 5개 미만이다”, “일반적 공채 시즌은 2월부터인데 대다수 기업들이 채용 계획이 없다고 한다.” 취업 준비생 김모(28)씨의 한숨 섞인 토로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이모(28)씨는 “채용 공고가 안 떠서 답답한데, 알바 자리도 확실히 줄었다”며 생계 유지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들이 상반기 채용 일정을 연기하는 등 취업 시장이 얼어붙자 취업준비생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채용 일정이 일시적 연기에 그치지 않고 기업들의 경영 악화로 채용 규모가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농협 제외) 가운데 이달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한 포스코와 롯데그룹, 그리고 이달 말 공채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SK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언제 공채 일정을 시작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기업들이 신입 채용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 학사일정이 코로나19로 미뤄진 영향도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연기할 전망이다. 삼성은 통상 3월에 계열사들의 상반기 채용 접수를 시작한다. 지난해에는 3월 11~13일에 채용 접수를 시작했지만, 올해는 13일 현재 서류 접수 공고도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 측은 “상반기 신입 채용일정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각 대학별로 진행하던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도 온라인 등으로 최소화하고, 서류 접수 일정도 지난해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매년 4월 실시하던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도 예년보다 늦어진 5월쯤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SK이노베이션 화상면접.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 말부터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중단한 상태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이달 예정했던 수시채용 면접 일정을 연기했다. 한화는 올해부터 채용 형태를 계열사별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계열사의 채용일정이 예전보다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오는 4월 중순 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GS그룹은 주요 계열사 대부분 채용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GS EPS의 경우 1월부터 진행한 신입사원 수시채용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단된 상황이다. 10대그룹 중 신입 채용을 시작한 곳은 포스코그룹과 롯데그룹 두 곳 뿐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달 11일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일정 변경 등을 서류접수 기간을 지난해보다 1주일 연장했으며, 오프라인 채용 활동을 전면 취소하고 SNS 채널을 통해 소통에 나서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입사 지원자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강화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6일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예정대로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접수기간을 늘리고 면접 전형을 한달 가량 늦춰 진행한다. 채용 일정 연기에 더해 국내 대기업 5개사 중 1개사는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줄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종업원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 응답기업 126개사 중 19.0%는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한다고 응답했다. 32.5%는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8.8%는 “한 명도 뽑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6%에 그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기업 채용 조사가 실시된 기간은 2월5일~2월19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직전주였다”라며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기업 고용시장은 이번 조사결과보다 훨씬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수급난 ‘마스크 MB필터’ 해외서 충당…산업부 “샘플 조사중”

코트라 해외무역관 통해 15개 이상 샘플 확보
국내 보건용 마스크 제조 기준 적합성 테스트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3.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정부가 그동안 자체 생산에 의존했던 보건용 마스크 필수재료인 ‘멜트블로운 부직포(MB필터)’의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국내 마스크 제조사가 국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급증한 마스크 수요를 MB필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미국, 이스라엘 등 해외업체로부터 MB필터 샘플을 들여와 국내 마스크 제조 기준에 적합한지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샘플 조사는 15건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산 MB필터 재료가 우리 마스크 제조기준에 맞는지 테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며 “코트라(KOTRA) 해외무역관을 통해 확보 가능한 거의 모든 MB필터 샘플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나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MB필터는 보건용 마스크 내피 제작에 사용되는 핵심 재료이다. 국내 마스크 제조사들은 품질 좋은 국산 필터를 주로 사용해 왔지만 최근 급증한 마스크 수요로 수입 확대까지 나선 것이다. 문제는 해외 제품이 국내 제조 기준에 적합 하느냐다. 마스크용 MB필터는 염화나트륨 및 파라핀 오일 투과 시험에서 미세입자를 94% 이상(KF94 기준) 걸러내야 한다. 이런 고품질의 MB필터는 주로 국내에서 생산해 왔고, 일부는 중국산 고품질 필터를 들여오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MB필터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라며 “한정된 수입처 범위 내에서 국민들이 마스크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MB필터 수입 확대는 물론 국내 물량확보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시행한 MB필터 수급조정조치에 따라 국내 MB필터 제조사를 대상으로 재고물량 긴급 출고명령을 잇따라 내렸다. 또 에어컨·자동차 등 비보건용 MB필터도 마스크 제조에 쓰이도록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며, 국내 MB필터의 일일 생산·수출·판매량 신고를 의무화하고 수출 자체도 금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MB필터 생산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를 직접 방문해 “가능한 한 물량을 더 늘려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정부는 국내 공급의 일부를 담당했던 중국산 고품질 MB필터 수입이 막히자 중국 당국에 MB필터 수출을 허용해달라는 의견서도 제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오후 경북 구미의 마스크 원자재 MB(멜트 블로운) 필터 생산업체 ‘도레이첨단소재’를 방문해 생산 현황 등을 점검했다(총리실 제공). © 뉴스1

대통령 한마디에 증시 요동, 나온 대책은 공매도 금지뿐

코스피 장중 8% 폭락, 19년만에 ‘서킷브레이커’ 20분 거래중단 경제팀 긴급소집 후 연기금 대량매수 나서자 급격히 낙폭 줄여 증권가 “금융위기땐 주가 반토막, 코스피 최악 시나리오는 1100” 코로나 쇼크가 한국 증시를 역대 최악의 한 주로 몰아넣었다. 1조원이 넘는 역대급 외국인 매물 폭탄이 이틀이나 쏟아지면서 이번 주에만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이 223조원 증발했다. 주간 단위의 시가총액 감소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아침부터 크게 요동쳤다. 이날 외국인은 작심한 듯 1조1650억원어치 대량 매물을 쏟아내면서 공포심을 자극했다. 외국인은 지난 9일 사상 최대 순매도(1조3125억원)에 이어 한 주 동안에만 두 차례나 1조원 넘게 한국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코스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장중에 8% 빠지면서 4만6850원까지 내려앉는 등 이날 오전에만 코스피 전체 2300여개 종목 중 2200여개 종목이 무더기로 하락했다.

13일 국내 주식시장은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휘청거렸다. 이날 오전 코스닥과 코스피시장이 차례로 8% 넘게 폭락하면서 주식 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같은 날 두 시장에 모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이다. 연기금까지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끝에 이날 코스피지수는 하락 폭이 줄어들면서 전날보다 62.89포인트(-3.43%) 하락한 1771.44로 마감했다. /박상훈 기자

급기야 오전 10시 43분에는 코스피지수가 8% 넘게 하락하면서 1690선이 무너졌다. 거래소는 프로그램 매매 거래를 5분간 중지시키는 ‘사이드카’에 이어 주식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했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미국의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앞서 코스닥 지수도 개장과 동시에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세트로 발동됐지만 추락을 막진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13%대 폭락세를 보이면서 487선까지 주저앉았다. 2013년 12월 20일(483.84) 이후 최저치다.

◇연기금 5700억원 실탄으로 낙폭 축소

주가 급락으로 한국 증시가 시퍼렇게 물든(파란색은 주가 하락 표시) 이날 오전 10시 30분,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팀을 청와대로 긴급 소집했다. 문 대통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게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비상 경제 시국”이라면서 “전례 없는 대책을 만들어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의 회의 소집이 있은 지 두어 시간 뒤인 오후 1시 30분, 금융시장 그래프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1225원 위로 치솟아 장중 기준으로 4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던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상승 폭을 줄였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구두 개입뿐만 아니라 실제 달러를 풀어 환율을 안정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중 한때 8.4%까지 폭락했던 코스피지수도 이 시점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오후 2시 넘어서는 낙폭을 -1.4%까지 줄였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5700억원 넘게 사들이면서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이날 연기금이 외국인 투매 물량을 받아내느라 소진한 실탄은 지난 2008년 10월 27일(5397억원) 이후 최대였다. 코스피 시장에선 주가 급락을 투자 기회로 판단한 개인들의 투자금이 4500억원 넘게 유입됐다. 우군들이 등장한 덕분에 큰 폭으로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3.43% 하락한 1771.44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오후 들어 개인들의 투매가 진정되면서 7% 하락한 524에 장을 마쳤다. 한화운용 유비 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일본·호주 등 각국 부양책 발표와 코로나 19 백신 기대감 등이 전해지면서 낙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비상사태·부양책·양적완화 ‘3박자’…다우, 9.36% 폭등(종합)

[뉴욕증시]500억달러 풀려…’드라이브 스루’ 도입 ‘검사’ 확대 므누신 “부양책 법안 합의 가까워”…펠로시 “오늘 중 통과” 트럼프 ‘급여세 면제’ 거두지 않아…상원서 ‘브레이크’ 가능성 연준 30년 물 국채매입 나서…일각 ‘사실상의 양적완…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뉴욕증시가 기록적인 폭등세를 연출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9% 이상 급반등한 것이다. 이는 12년 만에 최대 상승 폭으로, 전날 9.99%의 폭락분 대부분을 회수한 셈이기도 하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책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실상의 양적완화(QE)에 나서는 등 전방위적 재정·통화 정책이 임박한 점도 증시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美언론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의 상승 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나는 오늘 두 개의 매우 큰 단어인 ‘국가’ ‘비상’ 사태를 공식적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어떤 자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은 주(州) 정부 등이 500억달러의 자금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또 의사와 병원이 환자 치료의 유연성을 갖도록 연방 규제와 법에 대한 면제를 줄 비상 권한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모든 주가 즉각 효과적인 긴급 운영센터를 설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공중보건 전문가가 중요한 지역으로 확인한 곳에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th) 검사를 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날 회견엔 월마트·타겟

◇부양책 법안 통과 초읽기…연준 30년물 국채매입 단행

여기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부양책이 담긴 법안에 대한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민주당과의 코로나19 부양책 합의 완료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했다. 민주당 내 서열 1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성명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경제 지원방안과 구제책이 포함된 지원 패키지가 이날 중으로 하원을 통과할 것”이라고 했다. 이 법안에는 코로나19 무료 검사와 실업수당 확대, 어린이와 노인, 가족을 위한 식량지원 프로그램 확대, 근로자의 유급병가 보장 등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요구한 내용도 상당 부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주장한 급여세 감면을 놓고선 여전히 이견이 커, 이 법안이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공화당이 우위를 점한 상원에서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제유가의 반등도 한몫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유가를 근거로 볼 때, 나는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에게 매우 좋은 가격에 미국의 전략 비축유를 대량으로 사들이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대한으로 (비축유를) 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감산을 놓고 이뤄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 속에 유가가 폭락한 만큼, 지금이 저가매수를 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를 통해 유가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속내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전해진 직후 국제유가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장중 한때 8%대 치솟기도 한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오후 4시30분 현재 배럴당 6.05%(2.01달러) 오른 35.23달러에 거래 중이다. 0.7%의 오름세로 마감한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시간 외 거래에서 5~6%대로 상승 폭을 확대했다.

올해 국회의원 연봉 1억5188만원…3년래 최저 12만원 인상

국회사무처, 2020년 국회의원 수당 지급기준 1년 전보다 12만원 올라 사실상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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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올해 국회의원들의 연봉은 1년 전보다 12만원 오른 1억5188만원으로 책정됐다. 2015~2017년 국회의원 수당이 동결된 후 인상폭이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억대에 달하는 고연봉을 자랑한다. 14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수당, 상여금, 경비 등을 포함한 2020년 국회의원의 총 연봉은 1억5188만원으로 전년 1억5176만원보다 12만원 올랐다. 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국회의원 연봉이 1억4737만원으로 동결된 뒤 3년 만의 최저 인상폭이다. 국회의원 연봉은 2017년 1억4737만원에서 2018년 1억4994만원으로 257만원(1.7%) 인상된 데 이어 2019년 1억5176만원으로 182만원(1.2%) 올랐다. 국회의원 연봉은 올해 12만원 인상으로 3년 연속 인상됐으나 예년에 비해 인상폭이 적어 사실상 동결이나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연봉은 직장인의 기본급에 해당하는 수당(세비)과 명절휴가비 등 상여금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특별활동비 등 경비도 매달 지급된다. 올해 국회의원이 받는 일반 수당은 월 675만1300원이며 관리업무수당과 정액급식비는 각각 60만7610원, 14만원이다. 매달 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월평균 749만8910원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8999만원에 달한다. 올해의 경우 일반수당과 관리업무수당은 지난해와 동결됐으며 급식비만 1만원 올랐다. 여기에 국회의원은 올해 상여금으로 정근수당 675만1300원과 명절휴가비 810만1560원도 받는다. 정근수당은 1월과 7월 각 일반수당의 50%가 지급되며, 명절휴가비는 설과 추석에 각 일반수당의 60%가 지급된다. 의원 1명이 받는 상여금 총액은 1485만2860원이다. 국회의원이 매달 받는 경비는 입법활동비 313만6000원과 특별활동비 78만4000원이 포함됐다. 특별활동비는 300일 기준으로 회기 중 1일당 3만1360원이 지급된다. 경비 총액은 월 392만원이며, 연간 4704만원이다. 수당과 경비 등을 더해 국회의원이 한 달에 받는 월급은 1266만원이다. 가족수당과 자녀학비보조수당은 지급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받을 수 있다.

어제의 친구가…다섯남자에 요동치는 통합당

미래통합당의 운명을 놓고 다섯 남자가 엇갈린다. 대부분 공천 작업이 마무리됐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총선을 불과 한 달 남겨놓고 통합당이 격랑에 빠져들 수도 있다. 황교안 당 대표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그리고 홍준표 전 대표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신뢰와 협력관계, 최측근, 경쟁자 등으로 얽혀왔지만 총선을 코앞에 두고 갈등과 긴장관계로 급변했다. 김형오 전 위원장이 13일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은 정점을 찍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직한다”고 밝혔다. 직접적 계기는 전날 서울 강남구병에 전략 공천한 1986년생 여성 IT(정보기술) 기업가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이날 ‘철회’하게 된 것이다. 친문(친문재인) 행적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표면적 이유와 별개로 당 안팎에서 비난이 거세지자 공관위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다. ‘김형오 공관위’는 좋은 평가가 우세했으나 최근 흔들렸다. 대대적 인물 교체로 신선한 충격을 줬지만 새로운 인물이 시원찮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아무리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다”고 해도 탈락자 등을 중심으로 ‘사(私)천’ 논란이 이어졌다. 전직 의원 등 ‘올드보이’의 귀환이 상당한 점도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황교안→김형오, ‘전권위임’ 받았지만…김종인 변수

황 대표는 올 1월 김 전 위원장을 공관위원장으로 세우면서 힘을 실어줬다. 김 위원장의 취임 첫 일성은 “전권을 위임받았다”였다. 실제 황 대표는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했다. 공천 칼날이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친황(친황교안) 등을 가리지 않고 휩쓸면서 당내 불만이 커져도 마땅히 손쓸 방법도 없었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황 대표는 전날 이례적으로 공관위에 6곳의 재심의를 요구하면서 움직였다. 김 전 위원장은 공관위 당초 결정을 뒤엎고 황 대표의 측근인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을 경선에 부쳐주면서 황 대표의 권위를 살려줬다. 하지만 ‘김종인 변수’가 관건이었다. 황 대표는 김 전 대표를 영입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여야를 넘나들며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온 검증된 최고의 책사다. 직전 총선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준 장본인인 만큼 ‘정권 심판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그런 김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 등에서 ‘김형오 공천’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의 최대 작품으로 꼽히는 ‘태영호 강남 전략공천’에는 “국가적 망신”이라는 표현도 썼다. 김 전 대표를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는 “선거를 고작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자신이 지휘하기에는 공천된 선수가 부실하다고 판단한 것, 즉 이기는 공천이 안 됐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관위 해산? 황교안의 선택은 ‘김형오 공관위’ 신임…이석연 대행 체제로

김 전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공은 황 대표에게 넘어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모든 화살은 나한테 쏘아라. 내가 화살받이가 되겠다는 것”이라며 “(공관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개혁과 쇄신의 첫 마음을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석연 부위원장을 위원장 대행으로 정하고 떠났다. 공관위원들은 더이상 공관위의 독립성이 흔들리면 전원 사퇴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 임명권은 황 대표가 쥐고 있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공관위를 해산하고 선대위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경선지역을 제외하고 공천이 대부분 끝난 만큼 일부 조정 등 남은 문제는 선대위에서 맡아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기존 공천 심사 결과가 뒤집힐 수 있어 상당한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총선을 불과 한달 남겨두고 통합당이 격랑 속에 빠져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황 대표와 최고위원회는 김 전 위원장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밤 입장문을 내고 “김형오 위원장을 이어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께서 공관위를 잘 이끌어주시고, 여러 의견과 다양한 목소리를 골고루 수렴해 혁신과 통합 공천의 임무를 완수해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일부 우려가 있지만 ‘김형오 공관위’로 끝까지 선거를 치르겠다는 판단이다. 최고위원회는 “김형오 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의 힘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의 공천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오직 ‘승리’라는 목표 아래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공천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숙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당’ 한선교, ‘무소속 대구 출마’ 홍준표, 그들의 마이웨이

또 하나의 변수는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다.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의 비례의석 확보용 자매정당으로 설계됐지만 독립적인 공천절차를 진행 중이다. 무늬만 독립정당이 아니라 진짜 ‘독립정당’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포착되고 있다. 한 대표는 황 대표와 갈등설 보도에 “오보”라며 “갈등은 전혀 없다”고 밝히지만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의 뜻대로 비례대표 공천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한선교 대표가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며 “실제 비례대표 공천에 황 대표 등이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황 대표의 성균관대 동문으로 황교안 체제의 출범 직후 당 사무총장을 맡는 등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다.

잠시 당을 떠나 ‘마이웨이’를 걷겠다고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는 대구에서 절치부심한다. 자신을 컷오프(공천배제)한 이번 공천을 ‘막천'(막가는 공천)으로 규정한 홍 전 대표는 대구에서 살아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무소속으로 나서는 탓에 오히려 정치적 부담은 덜하다. 통합당이 이번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거나 전략적 요충지에서 패배한다면 홍 전 대표에게 상대적으로 힘이 실릴 수도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김 전 위원장의 사퇴 소식에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비대위에 모든 권한을 일임하고 황 대표는 종로 선거에나 전념하라”고 밝혔다.

文 정부 ‘경제수장’ 수난사…나라 곳간 챙기다 뭇매

이해찬, 기재부에 추경안 증액 압박 해임가능성 언급되자 홍남기 발끈 文 “앞으로도 잘해달라”며 달래기

홍남기 경제부총리(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경안을 두고 당정간 파열음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금까지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해 달라”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달래면서 일단 파국은 막은 형국이다. 하지만 이는 여당과 기획재정부 사이 갈등이 그만큼 첨예했음을 알려주는 방증으로도 해석된다. 시작은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나라도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면서다. 발언은 지난 11일 선대위 등 당 조직을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로 재편하는 논의가 있었던 비공개 최고위에서 있었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 대표가 해임건의를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강한 톤의 질책 같은 건 있었다”고 인정했다. 홍 부총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경제의 모멘텀과 힘을 키우고자 총력을 다해왔고, 특히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내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 중인데 갑자기 거취 논란이 (불거졌다)”면서 “혹여나 자리에 연연해하는 사람으로 비춰질까 걱정”이라며 그동안 쌓인 울분이 적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기획재정부의 역할은 확장재정을 하려는 정권을 제어하는 쪽에 가깝다보니,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더라도 정권과 충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취임직후 추경을 실시한 데 이어 매년 ‘확장재정’을 강조하며 기재부를 압박했었다. 기재부는 확장재정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 이내’라는 관례를 내세워 버텼다.

하지만 이마저도 위태위태했다. 지난해 4월 개최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를 GDP의 40% 이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보고하자 문 대통령은 “OECD 국가채무비율 평균이 100% 이상인데 왜 우리만 40%를 고수하느냐”며 따져물었었다. 대통령까지 나서자 홍 부총리는 일주일만에 “내년 국가채무비율은 40%를 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한 발 물러난 바 있다. 기재부가 해마다 발표하는 ‘중기재정운용계획’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지출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재부는 5년 단위로 지출규모를 예상하는데 2017년 예산안까지는 큰 변화없이 계획대로 편성되는 흐름을 보인다. 예를들어 2011년도에 예상한 2015년 예산안이 373조원 규모였다면, 실제 편성된 2015년도 예산안도 375조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2015년도에 예상한 2019년도 예산은 416조원이었던 것에 반해, 편성된 예산은 469조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정부정책과 기조가 바뀌면서 재정확장의 압박이 커던 셈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출규모는 새로운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유동적이고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재정운용계획에 변화가 있다고 무조건 잘못됐다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도 “5년 단임제 하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정권과 장기적으로 국가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기재부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 조율이 필요한데 아무래도 조급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